"거제 야호!" – 다시 나를 로컬로 부르는 유쾌한 환대
최근 숏폼 알고리즘을 타고 온라인을 강타한 밈이 있다. 바로 걸그룹 리센느의 일본인 멤버 미나미가 외친 “거제 야호~”다. 거제 출신 멤버 원이의 개인 유튜브 채널에서, 1990년대 일본 갸루 분장을 한 미나미에게 원이가 “너 이러고 거제 가면 시민들한테 혼나”라고 핀잔을 주자 즉흥적이고 엉뚱하게 튀어나온 이 한마디는 그야말로 대히트를 쳤다.
거제 출신 아이돌이 직접 고향을 방문해 동네를 보여주는 영상들을 보며, 나는 신선한 충격과 묘한 감정에 휩싸였다. 나 역시 유치원부터 고등학교까지 거제에서 보낸 ‘거제 찐 원주민’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과거의 나는 거제를 빨리 떠나고 싶은 청년이었다. 1시간 버스를 타야 시내의 영화관을 갈 수 있고, 논술 수업을 위해 방학마다 서울로 향해야 했던 내게 로컬은 곧 ‘결핍’이었다. 결국 대학 진학과 함께 고향을 떠났고, 지금은 서울 시민으로 살고 있다.
로컬 비즈니스와 임팩트 생태계를 들여다보는 지금, ‘거제 야호’는 나에게 “거제도 이젠 힙(hip)해”, “꽤나 재미있어”, “거제 이야기 함께 해보자”라고 말을 거는 일종의 유쾌한 환대처럼 느껴졌다. 그리고 이 가벼운 한마디가 누군가에게는 호기심으로 지역과의 관계를 시작하는 첫 문장이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으로 이어졌다.
오래 보아야 예쁘다 – ‘숫자’를 넘어 ‘애착’으로
과거 지자체들의 지상 과제는 청년들의 주민등록증 주소를 지역으로 옮기는 '정주인구' 늘리기였다. 하지만 수도권 집중 현상 속에서 이는 이웃 지자체의 인구를 뺏고 빼앗기는 제로섬 게임과 같다는 것을 정부도 체감했다. 결국 2023년 행정안전부는 법률상 ‘생활인구’¹ 라는 개념을 도입, 2025년 8월에는 인구감소지역 89개 지자체를 대상으로 '생활인구 등록제'² 를 도입하며 정책의 기준을 정주인구 중심에서 생활기반 중심으로 전환했다. 이와 함께 일본에서 먼저 논의되던 '관계인구'₃ 개념도 주목받기 시작했다. 숫자로 셀 수 없는 이 사람들의 '관계'가 지역을 살리는 새로운 단위로 떠오른 것이다.